올해는 오징어해였다.

우리동네에는 제이마트라는 개인이 하는 제법 규모가 큰마트가 있는데 종업원이 50명정도로 코로나시대에도 장사가 잘되어 늘 성업중이다. 지난 가을에는 개업4주년이라고 화려한 전단지며 플래카드를 곳곳에 부쳤는데 제이마트 대방출 세일의 글자에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이응. 세모.네모의 붉은글자를 넣어서 만들어 어떻게 보면 신선하기도하고 충격도 주는 글자로 장식했다. 왜냐하면 제이마트의 번성으로 인해 근처에 있는 대기업계열의 GS마트가 올초에 문을 닫았고 또 그옆의 대형매장인 롯데슈퍼가 여름에 장사가 안되어 결국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치열한 양육강식의 치킨게임서 승리를 했던 것인데 이는 마치 지난 가을부터 전세계 사람을 초대형 토네이도급 광풍속으로 몰아넣은 오징어게임이 바로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장사가 잘 되는 이유는 공격적인 마케팅이다. 하루에 세번 어김없이 하루도 안빠지고 세일을 한시간씩하는 문자가 온다. 어제같은 경우도 20개들이 지리산생수 500ml를 일인당 2개한정으로 한박스에 1980원에 판다. 요때 시간맞춰가면 사람들이 밀려들 오니 다른 물건도 덩달아 사게된다.  근데 지난여름에는 마트지근거리에 총각네 야채가게가 새로 개업을 했다. 너무나 어이가 없어 문여는날 젊은사장 친구에게 물었다. 바로근처에 잘되는 마트가 있는데 되겠냐고?  저희는 질로 승부할겁니다... 그건 오산이고 실수였다. 질이고 양이고 간에 손님이 와야 승부를 하지 손님이 안오는데 무슨 용빼는 재주가 없었다. 여기도 안타깝게 곧 문닫을 태세다.


금년은 12지간지로는 소띠의해로 신축년이었지만  전세계는 오징어해나 다름없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이라는 영화가 나오자 전세계의 1억1000만가구가 한국인이 만든 영화를 동시에 보고 9월23일부터 46일간 연속1위의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인들의 전통놀이를 통해 자본주의 한계를 시각화하는데 성공한 기상천외한 작품을 초긴장감속 보여주었고  해외주요언론은 앞다투어 호평과 극찬을 보냈고 나역시 전편을 보면서 온몸에 퍼지는 전율이 오랫동안 감돌았다. 


이제 세상은 게임으로 뒤덮고 있다. 어제도 전철을 타고 평택으로 송년모임을 가는데 내옆에 30세정도 직장인이 출근을 하며 연신 핸드폰을  초스피드속도로 손가락을 밀어내며  접시에 케익을 담아가며 장애물을 통과하고 케익을 접시에 산더미로 쌓아 통과하는 게임을 수도없이 하고 있었다. 왜 저런 유치한 무슨재미로 할까? 저걸 자주하면 누가 돈을 벌까? 궁금증이 더해졌다. 최근 학교에서 코로나확진자가 발생하며 손주들이 학교에 못가니 심심할까 생각했는데 걔네들한테는 핸드폰이 있어 심심하기는 커녕 학교안가는 일주일이 절호의 찬스였다. 단지 추운날 보건소에 가서 길고긴 줄을 서서 콧구멍을 쑤시는게 고역중에 고역이었지만..


게임할때마다 쌓이는 일확천금을 노린채 녹색추리닝복을 입고 게임에 앞서 초긴장에 빠진 사람들.. 분홍색유니폼을 입고 가면을 쓴채 강압적인 자세로 게임에 지는 사람들을 총으로 즉석으로 해치우고 은밀한 장소에서 장기를 적출해서 밀매하는 사람들.. 달고나를 혓바닥으로 밀어 내는데 죽기 살기하는 사람들.. 구슬알을 빼앗으려고 사생결투를 하는 사람들... 오징어게임은 이시대의 험악한 단면을 보여주면서도 등장인물들은 삼삼오오 살기위해 뭉치기도 하는 따뜻한 인간관계도 보여준다..  치열한 치킨게임속에서도 인간적인 온기도 보여주지만 가슴은 아프기만 했다. 


이제 2021년도 3일만 지나면 용맹스런 호랑이해인 임인년이 된다. 내년에는 무슨 게임이 나올까?  5천만 비상한 한국인의 머리는 여러 방면에서 전세계 70억인구중에  단연 으뜸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의 엄중한 세상이 지속되고 있으니 한국인이 만든 획기적인 치료제 알약이 속히 개발되어 다시 세계를 평정하는 기쁨의 소식이 있었으면 한다. 과거처럼 지극히 평범하고 편안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기를 기원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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