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여,소리질러..

서울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청계산은 전철까지 개통되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변에 먹거리가 다양해서인지 주말이면 인왕산과 함께 젊은이들로 인산인해다. 최근 일주일 상간에 청계산을 평일과 토요일에 두번에 걸쳐 올라가 보니 등산객수가 엄청대비되어 우리같이 시간많은 사람들에게는 평일이 세상조용하고 늦가을의 정취를 느낄수 있는곳이 청계산이 제격이었다. 그 일주일사이에는 친구들 네명이 금년들어 처음으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경기를 보기위해 잠실야구장도 갔었다. 35000명의 젊은이들이 발디딜 틈조차없이 앉아서 추운날씨임에도 자기팀을 응원하는 함성으로 열기가 후끈했고 일년내내 무섭게 번지는 코로나의 엄중한 사태로 관중없이 경기를 해야 했던 곳이 맞나하고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수 없었다. 


엊그제 집사람과 청계산매봉(582.5m)쪽으로 오르다 벤취에서 잠시 쉬고 있는 동창을 우연치고는 신기하게 만났다.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하며 같이 오르니 힘도 들지 않고 어린아이처럼 가볍고 신났다. 매봉을 거의 다 오르다보면 계단말뚝에 특전용사 충혼비방향을 알리는 작은 알루미늄표지판이 듬성등성보여 신경써서 보았다. 1982년 6월1일 낮2시49분 거여동 낙하훈련장으로 가던 공수교육대 250기 훈련병을 실은  C123수송기가 안개속을 비행중 추락하여 청계산에 53명이 전부 산화한 안타까운 사고현장에 세운 충혼비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유달리 내게 그것이 다가 오는 것이 나역시 1975년3월 한달 공수기본교육을 받은 121기였기에 감회가 남달랐다.  그때도 C123수송기나 씨누크라는 헬기를 타고 낙하훈련을 했고 아마 군생활중 12번정도의 낙하를 했는데  한번뛰면 생명수당 12000원을 받았을때다. 


두달전 3박4일 양산통도사를 비롯, 경주,포항을 구경다녔을때 통도사앞에서 커피숍을 하는 해군대령으로 예편한 후배분과 집사람의 교직생활시 가까웠던 후배교사인 부부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적이 있다. 그분은 3년간 남아공의 무관으로 파견되어 근무를 했는데 6.25전쟁당시 한국전쟁에 참여한 남아공 전투비행대대 참전군인들의 노후를 보살피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전쟁기록을 살펴보니 72년전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 전쟁이 터지자 남아공 공군이 무려 826명이나 참전하여 34명이 사망했고 전쟁임무를 마치고 돌아간 군인들이 이제는 90이 넘어 거의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데 한국의 삼성복지재단서 병원비를 지원한단다. 참 좋은일이고 국가간의 신뢰를 쌓고 신세를 갚는 참다운 외교라 생각되었다. 


이번주 일주일간 중앙일간지 인터넷뉴스판에서는 우리나라가 과연 지금처럼 징병제유지가 좋은가 모병제를 도입해도 좋은가하고 설문조사를 하는걸 지켜 보았다. 8978명이 설문에 답했는데 징병제유지6830명(76%),모병제도입 2009명(22%). 모르겠다139명(2%)이였다. 가공할 신무기로 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의 국방력으로 인구는 줄어가고 모병제 도입까지도 검토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을 보니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하다.


어찌되었던 많은 젊은 청년들이 한창 혈기왕성할때 군대를 간다. 내가 다녀왔고 두아들이 잘 다녀왔다. 군생활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다. 남자들이 모이면 군대얘기하고 군대서 축구한 얘기만을 주로 한다고 여자들이 싫어 한다지만 지금처럼 군대다녀오고 어려운 공부하고도 취직하기 어렵고 다락같이 오르는 집값이라 적령기에 결혼하기란 언감생심이어서 사실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은 아스라이 안갯속이다. 그들이 모여 스트레스를 풀 공간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할듯하다. 그들이 열심히 일하고 놀수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주는게 기성세대의 역할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 


내년 6월1일 2시49분에는 청계산매봉에 다시금 올라 특전용사 충혼탑서 묵념하며 청춘을 이나라에 불사른 그분들을 기리고 싶다. 벌써 40년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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